19990515: 아내가 결혼했다 , 다른 남자와도 그녀는 성격이 좋았다. 싹싹하고 시원시원했다. 직원들 누구나 그녀와 얘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업무상 그녀와 접촉할
19990515: 아내가 결혼했다 , 다른 남자와도 그녀는 성격이 좋았다. 싹싹하고 시원시원했다. 직원들 누구나 그녀와 얘기하는 것을 좋아했다. 업무상 그녀와 접촉할 일이 잦은 나를 부러워한 동료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심지어 내게 정식으로 그녀를 소개해달라는 놈들도 있었다. 물론 모두 거절했다. 내가 왜 승낙하겠는가. 나도 보고만 있는 처지인데 말이다. 하루는 그녀의 기분이 좋지 않아 보였다. ‘무슨 일 있었어요? 안 좋아 보이세요’ ‘별 일 아니에요’ '말이나 한 번 해봐요. 혹시 도움이 될지 모르잖아요.’ 그녀는 잠시 머뭇거리다가 멋쩍은 듯이 웃었다. '바르셀로나가 졌거든요’ 심지어 축구를 좋아하다니! 며칠이 지나 회사에 회식이 있던 날. 3차까지 이어진 자리가 끝나고 그녀와 나는 축구 얘기를 하며 술을 한 잔 더 했다. 그 날 이후 우리의 관계는 급격히 가까워졌다. 그런데 내가 사랑을 고백하자 그녀는 내게 말했다. '나도 덕훈씨를 좋아해요. 지금은 그래요. 그런데요. 미리 말해두지만 덕훈씨만 사랑하게 될 것 같진 않아요.’ '나는 덕훈씨를 독적할 생각이 없어요 덕훈씨도 나한테 그렇게 대해 줄 수 있나요?’ 그것이 문제였다. 그녀는 자신이 한 사람만 사랑할 수 있다고 믿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런 그녀와의 연애에 나는 조금씩 지쳐갔다. 그녀는 때때로 늦게 귀가했고 내 전화를 받지 않았다. 가끔 밤새 전화가 되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리고 어젯밤 뭐했냐고 물어보기라도 하면 그녀의 대답은 항상 똑같았다. '술 마셨어’ 그녀는 딱히 미안해하지도, 변명을 늘어놓지도 않았다. 이 문제로 그녀와 잠시 헤어진 적도 있었으나 그 시간은 내가 그녀 없이는 안 된다는걸 깨닫는 시간이 되었을 뿐이었다. 그녀를 내 곁에 붙잡아 둘 최후의 방법은 결혼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그녀에게 청혼을 했을 때도 그녀의 반응은 예전과 같았다. '덕훈씨는 나하고 연애만 해. 그러다가 좋은 여자 생기면 그 사람하고 결혼하도록 해. 나는 결혼하면 안 돼. 나도 불행해지고 상대도 불행해질 거야.’ 그럼에도 난 포기할 수 없었다. 마음이 식으면 헤어지겠다고 약속했다. 사생활을 절대적으로 존중하겠다고 약속했다. 설령 다른 남자를 만난다고 해도, 만약에 아이를 낳은 뒤 이혼하게 되는 일이 생기면 아이 문제는 전적으로 그녀에게 맡기겠다고 약속했다. 결국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렇게 시작된 우리의 결혼 생활은 너무도 행복했다. 그녀가 쓰는 모든 가구가, 우리가 함께 쓰는 침대가, 이 모든 생활이 너무도 사랑스러웠다. 그리고 다행히 그녀도 결혼 생활에 만족하는 눈치였다. 그런데 결혼하고 반년이 지났을 무렵, 우려했던 일이 터지고 말았다. '나 좋아하는 사람 생겼어.’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그녀가 말했다. 보통 사이는 아닐 것이다. 깊은 관계가 아니었다면 아예 애기하지도 않았을테니. '그래?’ 나는 온몸에서 힘이 빠져나갔다. 항상 우려하던 일이 현실이 되었다. 나는 생각보다 담담했다. '그래, 우리 이혼할까?’ '아니, 나는 그 사람은 사랑해. 그런데 말이지. 나는 여전히 당신을 사랑해.’ '그게 무슨얘기야? 둘 다 사랑한다고? 그래서 어쩌자고?’ '나 당신하고 이혼하지 않고 그 사람하고도 결혼하고 싶어’ . . . 2006년 출간된 이 책을 알게된 건 2008년 영화를 보고서다 . 그 때만 해도 여주인공의 사랑이나 정서가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고 남주가 너무 불쌍하다는 생각만 했었는데… 이젠 이 또한 그럴 수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드는건 아무래도 … 남편 표현 그대로 내가 소라녀가 맞나보다. 다른점이 있다면… 사랑은 아니라는 점 ㅋ 우연히 어제 pc를 보다가 이 책에 대한 글을 발견하고 예전 느낌과 지금 느낌의 차이가 확연해 올려본다. 아마도 요즘 세대들은 과히 공감하는 내용이 아닐런지 ~ -- source link